Toss Frontend Accelerator 5기 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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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도의 몰입을 경험한 프리코스 이후, 운이 좋게도 본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프리코스 후기와 ACC에 대한 설명은 이전 포스트에 작성해두었다. 더 시간이 지나서 배운 것들이 머릿속에서 사라지기 전에 본과정에서의 경험을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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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과정에서도 프리코스와 마찬가지로 좋은 추상화에 대해서 배운다. 하지만 ACC에서 배운 더 의미있는 것은 좋은 코드를 어떻게 작성하는지보다도 삶을 개선해서 코드를 개선하는 것이다.

태도의 전환점

ACC에서는 전문가처럼 사고하는 방법을 배운다. 어느 세션 날, 평소처럼 우리는 과제코드에 대해서 종택님이 어떻게 사고 하셨는지를 보고, 듣고 있었다. 하지만 내 머릿속에 남은 것은 “과연 내가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뿐이었다. 종택님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 그런 해결 방식에 도달하셨는지는 이해했지만, “저걸 내가…? 도대체 어떻게..?”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 찼고, 그 찝찝한 마음이 내 표정에 다 드러났던 것 같다. 찝찝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아무런 질문을 하지 않는 나를 보시던 종택님이 결국 다음날 나에게 대화를 요청하셨다.

대화의 시작은 “나의 주저함이 어디서오는가”였다. 왜 나는 이해되지 않는 표정을 지으면서 어떤 질문도 리액션도 하지 못했을까? 이 때의 나는 “집가서 혼자 더 고민해봐야지”, “더 고민해서 전문가처럼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내야지” 였던 것 같다. 질문을 통해 답을 얻기보다, 내가 생각해서 답을 찾아내는 것만이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전문가처럼 생각하는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서 어떤 질문을 해야하는지도 몰랐다. 남들은 세션 때 적극적으로 질문하는데 나는 왜 그게 안될까? 나는 또 질문하는 방법을 내가 모른다고 생각했다. 내 얘기를 들으시던 종택님은 내가 "방법을 모르면 시도하지 않는 것 같다"라고 해주셨다.

생각해보면 나는 평소에도 “어떻게”로 시작하는 질문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여느 현대인이 그렇듯 나도 완벽주의를 가지고 있고, 완벽히 준비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래서 A-Z의 모든 “방법”을 알아낸다음 시작하려고 했다. 이 때 종택님은 나에게 전문가의 사고를 “어떻게 따라할 수 있는가”말고 “어떻게 다가갈 수 있는가”로 접근해보라는 조언을 해주셨다. 복사 - 붙여넣기는 실패(0) 아니면 성공(1)이지만, 다가가는 것은 0.001만 다가가도 조금 성공한 것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가장 부족한 자원은 시간인데, 짧은 시간동안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질문을 통해 상황을 내 쪽으로 가져와야한다고 말씀해주신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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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이후로 나는 뇌에 제어 장치가 있다면 나사 하나를 풀어버린 기분이었다. 이전의 나라면 하지 않았을 말들을 하고, 질문을 해서 상황에 개입하려고 노력했다. 여전히 그런 노력을 할 때 마다 내 머리에선 멈칫하는 느낌이 들었지만 오히려 그런 느낌을 신호로 사용하려고 했다. 내가 아닌 사람이 되려고 애쓰는 기분이었다. 조금이라도 찝찝한 것은 여쭤보고 넘어가려고 했다. 이렇게 해서 질문하지 않았으면 몰랐을 것들을 알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상황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을 때 더 재밌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기도 했다.

물리적 노력

단순히 질문을 많이 하는 사람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자기 개방을 통해서 더 많은 피드백을 얻고 나의 병목을 찾아 개선하려고 했다. ACC에서는 매주 새로운 시험을 봤는데, 설 연휴 직전에 받은 두번째 과제가 꽤나 충격적이었다. 사실 첫번째 과제에서는 내가 잘 할 거라고 기대하지도 않았다. 처음이니까 당연히 못할 거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못했다. 하지만 두번째 시험은 얘기가 달랐다. 첫번째 시험보다 더 못봤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제 남은 시간이 일주일 뿐인데 왜 아직도 이모양이지?하는 위기감이 들었다. 지금까지 코드 리팩토링에만 집중하고 작업흐름을 개선하는 훈련은 하나도 하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어 연휴 끝나자마자 자습시간에 나가서 종택님과 함께 내 과제 영상을 회고하는 시간을 가졌다.

종택님과 함께 내가 과제를 진행하는 영상을 보는 것은 혼자 보는 것과 아주 달랐다. 영상을 보면서 내가 고쳐야할 부분들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처음 코딩할때부터 쌓아왔던 잘못된 코딩습관들이 내 안에 너무 자연스럽게 녹아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러한 작은 습관들이 나의 인지부하를 높이고 있었던 것이다.

  • 쉬운 것(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먼저하지 말고 중요한 것을 먼저하자
  • 에러가 났으면 다급하게 롤백하지 말고 멈춰서 뭐가 문제인지 생각해보자
  • 구현에 집중해야 할 때와 코드를 정리해야할 때를 구분하자
  • 요구사항을 볼 땐 개발자의 눈이 아니라 사용자의 눈으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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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잘못된 습관을 알게 된 나는 다급히 남은 일주일이라는 시간동안 반복훈련에 들어갔다.(일명 정권찌르기) 그리고 그 일주일동안 내가 코딩하는 영상을 녹화하고 - 또 절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서 슬퍼하고 - 뭐가 잘못됐는지 회고하고 - 다시 다른 과제를 녹화하면서 풀고… 이 과정을 무한 반복했다. 그렇게 ACC에서 받은 모든 과제를 최소 두 번씩 돌려 풀었고, 짧게는 10분 길게는 한시간 짜리 녹화 영상이 18개가 모였다.

최종 테스트 이틀 전이었던 화요일, 나는 드디어 무언가 달라졌음을 느꼈다. 맨 처음 프리코스 시작할 때 풀었던 과제를 오랜만에 다시 풀었는데, 처음 풀 때 두 시간을 꽉채워 완성했던 과제를 50분만에 완성한 것이다.(리팩토링 시간은 더 필요했지만...) 한 시간 타이머를 켜고 녹화를 하면서 시간이 남아본 건 처음이었다. 물론 요구사항을 이미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빠르게 완성한다는 것이 실력의 전부는 아니지만, 확실히 전과 다르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전처럼 과제를 하다가 인지부하로 머리에서 열이 나는 느낌도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연습한대로, 최종 테스트도 이전에 봤던 시험 중에서 가장 잘봤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무리

나에게 ACC는 성장 마인드셋을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캐롤 드웩의 책 <마인드셋>에서는 실패를 배움의 과정으로 여기며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를 성장 마인드셋의 일부로 정의한다. 전문가와 나의 사고방식의 차이점을 발견했을 때, 나의 부족함에 좌절하기 보다는 전문가에 한발짝 더 다가갈 수 있는 기회로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성장 마인드셋을 장착하게 된 것이, 앞으로 내 삶에 더 큰 성장을 가져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ACC는 변화의 시작일 뿐이며, 앞으로의 내가 ACC에서 배운 것들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변화를 만드는 것에 비해, 이전의 습관들이 돌아오는 것은 너무 쉽다는 것을 알고 있다. 부디 1년 뒤의 내가 이 글을 다시 보면서 모든 변화의 씨앗이 여기 있었구나 했으면 좋겠다.

Special Thanks to.

6주 간의 밀도있는 성장을 도와주신 오종택 코치님과, 함께 응원하며 성장한 5명의 동료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회고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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